북한 핵을 둘러싼 주변국들 대부분이 6자회담을 거부하는 북한의 의도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버는 데 있다고 우려하는 데 반해 노 대통령은 북한 쪽 주장을 말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지난 달 로스앤젤레스 발언과 지난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공격용이 아니고 자기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형식적으로 말하긴 했지만 그의 진정한 관심은 '누군가' 북한의 활동을 저지하려고 하는 데 있다. 이 '누군가'는 바로 주간지 위클리스탠다드에 6자회담 무용론을 제기한 니콜라스 에버스타트일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전혀 서두르지 않겠다는 언급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애버스타트 씨가 지적한 바대로 6자회담의 실패를 선언하고 비외교적인 방법으로 돌아서야 할 때다.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절차를 끌고 하는 데 대해 이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워싱턴 정가의 매파들만이 아니다. 호주와 일본에서도 좀더 강한 제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악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동맹국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또한 국내 언론과 외국의 비난에 대해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노 대통령은 다시 한번 생각해서 비판 언론을 억압하는 일에 몰두하는 대신 어째서 혼자서만 북한의 핵 위협을 평가하지 못하는 지 이해하는 데 노력하기 바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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