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만에 한국軍에 넘어온 JSA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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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 왔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 임무가 1일 0시를 기해 한국군으로 이양됐다. 이날 유엔사 산하 JSA 경비대대의 폴 스나이더 대대장(왼쪽)과 심동현 부대대장(한국군 대대장)이 임무 이양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판문점=원대연기자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 왔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 임무가 1일 0시를 기해 한국군으로 이양됐다. 이날 유엔사 산하 JSA 경비대대의 폴 스나이더 대대장(왼쪽)과 심동현 부대대장(한국군 대대장)이 임무 이양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판문점=원대연기자
‘51년 만의 귀향(歸鄕)?’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공동으로 맡아 왔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 임무가 1일 한국군에 이양됐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51년 만이다.

미군은 올 2월 한국군과 체결한 ‘군사임무전환에 대한 이행계획’에 따라 1일 0시를 기해 JSA 경비 임무와 JSA 인근의 미군 기지인 캠프 보니파스와 캠프 리버티벨을 모두 한국군에 넘겼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180여명과 한국군 400여명이 함께 근무해 온 유엔사령부 산하 JSA경비대대의 경비 병력은 90% 이상 한국군으로 채워졌다. 주한미군은 지휘부 등 40여명만 잔류했다.

실제 이날 오후 캠프 보니파스엔 ‘변화의 바람’이 두드러졌다. 며칠 전만 해도 눈에 띄었던 미군 병사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한국군 병사의 전투복 색깔도 연한 갈색(유엔사 군복)에서 짙은 갈색으로 바뀌었다.

한 한국군 장교는 현장에서 “공동경비구역 경비 책임이 한국 쪽에 넘어오면서 병사들의 군복과 소총 등도 유엔사의 것에서 한국군의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군은 경비 임무만 넘겨받고 JSA 경비대대의 지휘통제권은 유엔군사령관(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이 계속 맡는다. 정전협정 상 JSA는 유엔사 관할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임무 이양으로 한미 양국군이 5일마다 교대로 근무했던 ‘오울렛’ 관측소의 미 병력은 완전 철수해 미8군 산하 다른 부대로 배치됐다.

JSA경비대대의 부대대장이자 한국군 경비병력의 대대장 역할을 하는 심동현 중령은 “JSA에 투입된 한국군은 장교부터 사병들까지 모두 최정예 인력으로 구성됐다”며 “JSA에 남는 미군은 40여명으로 대대 지휘부 연락 및 행정 업무와 외국인 방문자 안내 등의 역할에 한정된다”고 말했다.

JSA는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 세워진 회담장 건물을 축으로 하는 반경 400m의 원형지대.

1976년까지만 해도 군사분계선이 없어 양측 경비병과 출입 민간인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었지만 76년 8월 18일 도끼만행사건으로 양측이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분할 경비를 서고 있다. JSA는 1998년 김훈 중위 타살 사건 의혹과 같은 명칭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군은 JSA 임무 전환에 대비해 4월 현 경비 대대를 대신할 부대를 창설해 수개월간 특수훈련을 해 왔다. 병력도 전보다 150여명 늘렸고 물자와 장비도 최신예 제품으로 보강했다.

폴 스나이더 경비대대장(40·중령)은 “경비임무 이양은 한국군이 더 강력해진 능력을 바탕으로 자국 방어에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는 상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판문점=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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