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국보법 폐지 발언]할말 잃은 열린우리 ‘개정파’

  • 입력 2004년 9월 5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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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개정을 추진해 온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대통령과 당의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바뀐 상황에서 대통령이라고 그런 말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대통령 발언이 당내에 엄청난 영향을 주겠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개정안을 준비하는 등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태(趙成台) 의원은 “대통령이 하신 말씀인데…”라며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대통령이 거기에 관여할 필요가 뭐가 있나. 보수층에 속한 많은 국민들이 또 실망할 게 틀림이 없다. 왜 이리 성급한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가보안법 개정파 의원들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향후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의 입지 축소도 불가피해졌다. 천 대표는 확고한 국보법 폐지론자이지만 그동안 당내 논란에 대해 개인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당내 이견의 절충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천 대표측은 6월 주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시에도 노 대통령의 반대로 난처하게 됐던 기억을 상기하면서 곤혹스러워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래 저래 천 대표가 난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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