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확정 충청주민 첫 반대집회

  • 입력 2004년 8월 15일 18시 53분


수도 이전지로 확정된 지역의 주민들이 처음으로 이전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남 연기군 남면 양화리 주민 200여명은 14일 마을회관에서 ‘신행정수도 주민 고향 지키기 결의대회’를 갖고 ‘행정수도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했다.

주민들은 이날 ‘이주생계 위장술책 행정수도 결사반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정부가 전 국민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행정수도를 이전한다면서 원주민을 강제로 내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회에 참석한 임기수씨(64)는 “수도 이전지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한 상태에서 참여정부는 원주민을 알거지 신세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700년 동안 지켜 온 고향을 지키기 위해 결사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기군 남면의 이장 27명 전원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행정수도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의리 임만수 이장(52)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가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단 한 평의 땅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연기=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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