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도 ‘親日 고민’…5월 특강서 부모 창씨개명 언급

  • 입력 2004년 7월 14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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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일(親日)행위 조사대상 범위 확대 문제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일까.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으나 5월 27일 연세대에서 ‘리더십’ 특별 강연을 하면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당시 강연에서 노 대통령은 “저희 부모가 옛날에 창씨개명을 했습디다. 그래서 항상 ‘친일파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고심을 했다. 지금도 이 문제는 우리의 숙제로 남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또 “프랑스에서 전후(戰後·제2차 세계대전 후)에 민족을 배반한 사람들을 숙청했는데 그때 숙청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가 굉장히 어려운 사회 문제였다”면서 “숙청의 등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직에 취임하지 못하게 하는 정도로 할 것인가, 또는 감옥에 보내야 할까, 어떤 사람이 어느 등급에 해당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과거에 떳떳지 못했던 모든 사람이 숙청이 되면 나도 숙청 대상이 돼야 한다”며 “그런데 그러면 숙청 안 될 사람 수가 얼마나 될는지 그것도 좀 걱정이긴 하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친일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아직도 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될 문제”라며 “이 자리에서 답을 내놓지 못하겠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될 문제”라고 말을 맺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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