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기남 의장 ‘訪美 후 발언’ 주목한다

  • 입력 2004년 7월 13일 18시 58분


코멘트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이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개인 홈페이지에 “한미동맹 강화노선은 포기할 수 없는 우리나라 외교의 제1원칙이어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당 의원총회에서도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반미 시위하고 험악하게 싸우기만 하는 게 자주가 아니라 국가이익을 얻어내는 게 자주”라는 말도 했다.

1월 외교통상부 간부의 기밀누설 의혹으로 ‘자주-동맹 파문’이 불거졌을 때 “숭미(崇美)주의적 외교부 내 기득권세력인 북미국 간부들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열린우리당 당원과 네티즌들은 미국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아 ‘굴욕적 방미 외교’ ‘지나친 숭미’라며 신 의장을 비난하고 있다.

우리는 변신에 대한 논란보다는 신 의장 발언이 방미(訪美)의 산물이라는 점을 중시한다. 그는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 부보좌관 등 미 행정부의 주요 인사를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신 의장이 미국 방문을 통해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내린 결론이 ‘한미동맹 강화’라고 믿고 싶다.

외교는 공허한 주장이 아니라 현실적 국익에 근거한 정세 판단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신 의장의 인식변화가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돼 한미관계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집권당이 거리의 외침이나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에 흔들려서야 되겠는가. 당내 반발과 비판을 설득하는 것도 신 의장의 몫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