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곳곳서 추모 촛불-파병반대 집회

  • 입력 2004년 6월 24일 0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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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된 김선일씨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3일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열기가 전국을 휩쓸었다.

또 파병반대를 외쳐 온 시민단체들은 추가파병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애도의 물결=김씨의 모교인 한국외국어대는 이날 서울과 용인캠퍼스에 분향소를 마련했고 안병만 총장 명의의 조화와 조위금을 김씨의 부산 자택으로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서울 세종로 교보문고 앞에도 임시분향소가 마련됐다.

김씨 추모 분위기는 인터넷에서 더욱 뜨거웠다.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이날 김씨를 추모하는 카페가 순식간에 30여개나 생겼고 ‘싸이월드’ 게시판에도 시간당 7000∼8000건의 추모글이 올라왔다.

또 인터넷 메신저를 쓰는 네티즌들은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건’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당시 등장했던 애도의 뜻을 표현하는 리본(▶◀)을 대화명 앞에 붙이는 방식으로 김씨를 추모하기도 했다.

“김씨의 시신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날에 맞춰 3일간 검은 옷을 입고 다니자”(ID:오페라코미크)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파병반대’ 목소리 고조=참여연대 등 36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경 교보문고 앞에서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갖고 “제2, 제3의 비극을 막기 위해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국민행동은 26일 전국 각지에서 범국민 추모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납치범들이 살해 위협을 가하는 긴급 상황에서 정부의 첫 반응이 파병결의를 재확인하는 일이었다는 점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김씨 납치 시점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국회는 정부의 은폐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핵저지시민연대 자유시민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파병 철회는 테러범들의 협박에 굴복하는 처사”라며 “잔악무도한 테러 세력을 지구 끝까지 추적해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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