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委長만은…” 상임위 구성 난항

  • 입력 2004년 6월 11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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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11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고 협상을 벌였으나 법제사법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의 배분 문제를 놓고 양당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협상이 결렬됐다.

▽협상 쟁점=이날 협상에서 양당은 17개 상임위와 2개 특위 위원장을 열린우리당 11개, 한나라당 8개씩 맡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법사위와 문광위 건교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계속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이날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 양당이 법사위원장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열린우리당은 원내대표단 회의를 거쳐 개혁과제가 많은 17대 국회 전반기(2년)에 열린우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후반기에 한나라당이 위원장을 맡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법사위 문광위 건교위원장 등 3개 상임위원장을 전후반에 나눠 맡자는 역제안을 들고 나와 협상이 결렬됐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의 상설화 문제에 있어서 한나라당이 그 전환 시기를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열린우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이종걸(李鍾杰) 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에 예결위의 상설화를 다루는 국회개혁특위 위원장을 내주고 나머지 상임위원장에 대해 일괄 타결하자는 데까지 합의했다”며 “그러나 법사위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아 더 이상 협상을 진전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수석부대표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상임위를 두고 서로 양보하라고 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며 “상대방의 제안 때문에 협상이 안 된다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타결 전망=위원장 배분에 대한 양당의 시각차가 크고 협상능력 부재를 질타하는 당내 압력이 거세 협상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아직도 ‘열린우리당이 151석을 가진 과반수 집권 여당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한나라당이 기존의 자세를 버리지 않으면 표결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남 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은 가능하면 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 짓자는 입장인데 열린우리당은 되도록 천천히 했으면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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