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드 "미군, 한국인 피해 없는 곳서 훈련하러 떠나"

  • 입력 2004년 6월 2일 0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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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1일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그 목적은 북한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한국인들이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대 법대 서암홀에서 ‘한미 관계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서울 한복판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훈련 중 여중생이 다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곳에서 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법대의 초청으로 이뤄진 강연에서 허버드 대사는 1시간20여분에 걸쳐 주한미군 재배치, 이라크 파병 등 한미 관계의 최근 이슈에 관해 입장을 밝힌 뒤 교수 학생들과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그는 학생들의 미군 철수 주장에 대해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은 한국정부가 원하기 때문”이라며 “주한미군이 한국에 민주주의와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허버드 대사는 또 학생들이 지난해 미군 스트라이커 부대훈련장에서 벌인 시위에 대한 질문에 “의견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군대에서 그것을 표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농담으로 받아넘겼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는 이라크 전쟁의 명분과 포로 학대에 대한 교수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그는 “이라크에서 발생한 고문 사건은 옳지 않은 일이었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이라크전이 이라크인에게 자유와 인권,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또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독재로부터 자유로운 미래를 이라크에 만드는 일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이라며 “한국군이 이라크의 문제를 푸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연에는 안경환 법대 학장을 비롯해 조국 교수 등 교수와 학생 50여명이 참석했으며 허버드 대사가 도착하기 전 법대 앞에서 파병 반대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도 강연에 참석해 직접 질문하기도 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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