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대통령, 탄핵이전으로 돌아갔나"

  • 입력 2004년 5월 28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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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탄핵 이전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의 상당수는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전날 연세대 특강 발언에 대해 이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이 '정치적 기력'을 회복한 것은 좋지만 과거처럼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내 정쟁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깔려 있었다.

2002년 대선 때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노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았던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일단 "보수와 진보를 규정하는 방법이나 발언량 등을 보면 노 대통령이 이제 완전히 힘을 받은 듯 하다"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의 특강 발언록은 총 2만여자로 200자 원고지 100여장 분량. 언론사 신춘문예 단편소설(200자 원고지 70장 내외) 보다도 길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이 강한 어조의 발언을 하면 이를 야당과 일부 언론이 비판하고, 이를 다시 노 대통령이 반박하는 구도가 반복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노 대통령이 대학생들을 만나 신명이 난 것 같다"면서도 "헌재의 탄핵 기각 직후인 15일 대국민담화에서 보여준 겸손하면서도 단호한 표정과 어투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더라"고 지적했다.

다른 초선 당선자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언행 등에서 (문제가) 연유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 앞으로 국정에서 한 발짝 물러날 것"이라는 문희상(文喜相) 대통령정치특보의 발언(4월26일 설악산 워크숍)을 거론하며 "말이 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법 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발언 취지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보수=악, 진보=선'으로 구분하고 '빨갱이' 등의 표현을 동원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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