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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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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노 대통령은 몇몇 참모들과 식사를 하다가 “집사람이 봄나들이를 한 번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 참모가 “국립수목원이 주말에는 일반인을 받지 않으니 조용하게 다녀오시라”고 권했고 노 대통령은 토요일인 4월 10일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수목원을 찾아 모처럼 봄을 만끽했다는 후문이다.
4월 11일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초청으로 삼청동 총리공관을 찾은 것도 칩거생활 중 드문 바깥나들이였다. 고 대행과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이날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포도주를 꽤 마셨다고 한다.
국정에 관여할 수 없는 아쉬움은 수시로 외부전문가들을 관저로 불러 난상토론을 벌이며 달랬다. 한국인 목사 7명의 납치사건으로 이라크 파병 문제가 혼선에 빠졌던 4월 9일에는 연세대 문정인(文正仁) 교수 등을 초청해 지도를 펴놓고 추가 파병 후보지가 어떤 곳인지, 쿠르드 자치구역에 파병 부대가 주둔할 경우 인접 국가인 터키나 이란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를 물으며 대책을 구상했다. 또 4월 28일에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의 민간 자문위원들을 불러 기업의 생생한 혁신사례를 직접 듣기도 했다.
4·15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승리를 거두면서부터 관저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총선에서 당선된 몇몇 측근들에 대해서는 촌평도 했다고 한다. 부산 유일의 당선자인 조경태(趙慶泰)씨에 대해선 부산 연패의 한을 푼 점을 지적하며 “조경태만큼은 정말 인정해 줘야 한다”고 했고 서갑원(徐甲源) 당선자에 대해선 “갑원이는 목소리가 우렁차 국회에 가면 잘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드골의 리더십과 자도자론’ 등 칩거생활 중 읽은 많은 책은 대부분 이정우(李廷雨) 정책특보가 일독을 권했다는 후문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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