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 복구작업 본격 시동

  • 입력 2004년 4월 30일 15시 31분


북한이 용천역 폭발사고 피해 복구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현지 소식에 밝은 중국 단둥(丹東) 소식통들은 "북한이 중국이나 한국 민간단체 등에 지원을 바라는 품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서 "의약품도 포함돼 있지만 시멘트 철강 등 피해복구 물자를 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둥시 정부는 29일 10t 트럭 70대에 나눠 시멘트 700t을 북측에 전달한데 이어 30일 트럭 50대분 500t의 시멘트를 추가로 보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건축 자재 뿐만 아니라 원유와 피해복구 중장비 등도 요청해 조만간 중국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민간단체인 '북녁동포에 새희망을'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100kw급 발전 전용 발동기 3대를 북측에 전달했다.

또 29일 단둥항에 도착한 '북한용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 운동본부'가 보낸 300t 분량(100억원 상당)의 생필품과 의약품이 이날 오전 북측에 전달됨에 따라 용천 현지 구호활동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본부측은 2차로 굴삭기 등 일부 건설장비도 보낼 예정이다. 남측 구호물자 전달은 북한 매체들이 보도해 일반 주민들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신의주에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온 단둥의 다른 소식통은 "용천에는 평안북도 지역의 복구장비와 구호물자들이 총동원돼 복구작업이 진행중"이라면서 "사망자 시신 처리도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용천 복구작업은 피해 현장을 모두 철거하고 도시를 새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안다"면서 "과거 함흥에서도 대규모 폭발사고가 있었는데 그 때도 피해지역을 모두 밀어버리고 새로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복구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한 북한 화교는 "용천 남쪽 15km 가량 되는 염주에 북한 8군단이 주둔하고 있는데 복구작업에 이들 군병력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본래 북한에는 7군단까지 밖에 없었는데 구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들이 망하면서 안보 위기를 느낀 북한 당국이 1990년대 중반에 평북에 8군단을, 자강도에 9군단을 창설했다"고 말했다.

한편 단둥의 구호물자 수송전쟁은 30일에도 계속됐다.

김정동(金正東) 단둥하이룬(海潤)국제화물운송공사 총경리는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중국 '등록트럭'이 모두 중국 정부 및 한국 민간단체의 구호물자 수송에 동원되면서 일부 기사들은 종전 400위안(약 6만원)하던 운송비를 4배 이상인 1800위안(약 27만원)까지 부른다"고 말했다.

단둥=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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