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용천 주민 구호에 힘 모으자

  • 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46분


북한의 열차폭발 참사 소식을 접하는 우리의 마음은 안타깝고 착잡하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평북 용천군 용천역 일대가 완전히 폐허가 됐을 정도로 심각한 사태다. 역 근처에 아파트와 공장이 밀집해 있어 일차적인 인명 피해 집계만도 13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북녘 동포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북한 당국이 혼자서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구호지원 의사를 밝힌 미국 호주 등 국제사회는 지체 없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관계자가 현지에 급파됐다고 하니 세부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북한 지원에 신속히 나서주기 바란다. 재난에 처한 민간인을 돕는 것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의무다.

우리 정부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정세현 통일부 장관의 말대로 구호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식량 의약품 지원과 함께 의료단 파견 등 실행 가능한 모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와 함께 민간에서도 지원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터키 지진사태 때에도 활발한 구호활동을 펼쳤던 우리가 동족의 비극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벌써부터 몇몇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구호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그런 동포애의 발로일 것이다.

북한 당국은 피해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바깥 세계에 도움을 요청하기 바란다.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가 터졌는데도 사태의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무고한 주민의 희생만 늘어날 수 있다. 당장 부상자에게 쓸 기초 의약품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지 않은가.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북한 당국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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