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청와대 “최악상황 면했다” 안도

  • 입력 2004년 4월 15일 23시 36분


청와대는 총선 결과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에 찬 분위기였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소중하고 겸허하게 받들겠다”면서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희망의 정치를 펼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후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한 것으로 보도되자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한때 실제 개표가 출구조사와는 일치하지 않는 양상으로 진행되자 “일단 지켜보자”며 숨을 죽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들을 관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하면서 TV로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만찬에 참석한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면서 “특히 청와대 출신 참모들의 당선이 결정되자 기뻐했다”고 전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안에선 열린우리당이 일단 130석 이상만 된다고 해도 대통령이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선거결과가 노 대통령의 탄핵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비서관은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만큼 헌법재판소에서도 신속하게 (탄핵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주지 않겠느냐. 이제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 같다”면서 헌재의 조속한 대통령 탄핵 기각결정을 기대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의 강세와 민주당의 약세 현상에 대해 “호남사람들의 정치의식이 높아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열린우리당이 앞으로 개혁입법 과정에서 민노당과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총선이 끝남에 따라 노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보다 넓어질 것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대통령 참모들은 노 대통령이 여권 인사들을 두루 만나 정국 운영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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