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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5일 2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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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 때부터 본격화한 세대간 투표 경쟁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 파문을 계기로 더욱 심화된 것도 투표율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선 같았던 17대 총선=한국정치연구소 안병진(安秉鎭) 선임연구원은 “1985년 12대 총선 이래 계속 하락하던 투표율이 단 몇 %포인트라도 올라간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탄핵안 가결이란 초대형 정치이슈가 총선을 전국적 선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선거였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과 투표 참여 의지가 높아진 것이라고 안 선임연구원은 설명했다.
또한 한나라당 박 대표,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 열린우리당 정 의장이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예비대선전’ 양상을 보인 것도 국민적 관심을 끄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16대 총선에선 전국평균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대도시가 평균 상승폭(2.7%포인트)보다 2배 이상 높은 5.4∼6.6%포인트의 상승을 보인 것도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대간 표 대결 심화=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이날 전국 1800명의 투표자를 상대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열린우리당 지지도는 20대(49.0%)와 30대(51.7%)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50대 이상’(48.4%)에서 크게 높았다.
세대간 지지세력 양극화 현상이 이번 총선에서 더욱 첨예해진 데다 수도권 등에서 두 정당간 치열한 대결이 벌어진 것도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오전 투표율 상승세’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오후의 상승세 지속’은 20, 30대 젊은 세대가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선전과 ‘1인2투표제’의 도입도 복잡한 표심을 나타낼 방법을 못 찾던 유권자들의 투표장 행 발걸음을 가볍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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