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3/소득-납세]5명중 1명 5년간 세금100만원도 안내

  • 입력 2004년 4월 1일 18시 49분


총선 지역구 후보자 1175명 중에는 최근 5년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거나, 낼 세금을 체납했거나, 재산이나 소득 수준에 비해 적게 낸 의혹이 있는 후보들이 꽤 있다. 또 재산 가치를 줄여서 신고하거나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는 후보들도 적지 않다.

이는 17대 총선에서 신고 요건이 대폭 강화된 재산 및 세금 문제가 후보자간 선거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세금 못 내고, 안 냈지만 표는 달라?=일반적으로 4인 가족의 가장이 연간 3000만원 소득이 있을 경우 5년간 소득세만 100만원가량 낸다. 따라서 5년간 세금(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을 100만원도 채 내지 않은 231명(19.7%)의 후보자들은 ‘평균적인 경제생활’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5년간 납세 실적이 전혀 없는 후보자 31명 중에는 자민련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무소속 5명, 민주노동당 4명, 민주당 3명, 열린우리당 녹색사민당 기독당 각 2명 등이었다. 한나라당 국민통합21 가자희망2080 구국총연합 공화당 등 5개 정당에는 1명도 없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채무가 많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일부는 직업이 전직 교수, 기업 대표, 자영업자, 지구당위원장이거나 재산 규모가 3억5000만원인 경우도 있어 소득세 및 재산세 탈루 의혹을 사고 있다.

세목별로 최근 5년간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후보’는 77명(6.6%), ‘재산세 0원 후보’는 194명(16.5%), ‘종합토지세 0원 후보’는 167명(14.2%)이었다.

‘세금 체납액’은 이번 총선부터 신고 대상에 포함됐는데 41명(3.5%)이 ‘밀린 세금이 있다’고 신고했다. 이 중에는 1억원 이상 체납자도 5명이나 있었다. ‘1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8명이었다.

반면 최근 5년간 1억원 이상의 세금을 낸 재력가도 147명(12.5%)이나 됐다.

▽재산 신고액 평균은 10억6950만원=이는 4년 전 16대 총선 당시 13억6000만원에 비해 3억원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서민 후보’가 많은 민주노동당이 지난 총선 땐 21명의 지역구 후보만 냈지만, 이번엔 그때의 6배가량 되는 123명의 후보를 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당별 평균 신고액은 한나라당 15억1015만원, 민주당 7억5395만원, 열린우리당 8억4725만원, 자민련 6억6403만원, 민주노동당 9801만원 등이다.

채무액이 많아 재산이 ‘마이너스’라고 신고한 후보자는 59명(5.0%)으로, 이 중 채무액이 1억원이 넘는 후보자가 18명이었다. 채무액 1위자는 ‘옥중 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박주천(朴柱千·서울 마포을) 후보로 19억3668만원의 빚이 있다고 신고했다.

반면 재산 신고액이 100억원을 넘는 재력가도 12명이나 됐다. 최고 재력가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울산 동) 후보. 그의 재산은 2567억원으로 16대(2783억)에 이어 신고액 1위를 고수했다.

▽당선 목적 허위 신고는 처벌 가능=일부 후보들은 상당한 소득이나 재산이 있으면서도 세금을 상식 이하로 내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직업이 ‘정당인’인 후보들 중에는 1억5000만원 안팎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연간 총납세액은 10만원 정도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서울의 한 후보는 강남 요지에 위치한 대지 100평의 단독 주택을 6억5000만원이라고 신고하는 등 재산 가치를 줄이거나 아예 누락시킨 의혹도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재산이나 세금 등 신고 내용에 의혹이 있을 경우 상대 후보가 증빙 서류를 갖춰 선관위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그러면 해당 후보는 소명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선거법상 ‘당선을 목적으로’ 재산이나 신분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음이 입증될 경우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재산 신고액 최다 후보자
순위후보자선거구정당신고 재산(원)
1정몽준울산 동국민통합212567억8332만
2조진형인천 부평갑한나라당356억1886만
3김철수서울 관악을한나라당184억1529만
4김동권경북 군위-의성-청송무소속175억421만
5이상일 서울 성동을민주당130억2798만
6이정일전남 해남-진도민주당106억5792만
7김무성부산 남을한나라당101억9966만
8이 철부산 북-강서갑열린우리당100억4980만
9이계안서울 동작을열린우리당82억1547만
10김양수경남 양산한나라당82억916만

재산 신고액 최소 후보자
순위후보자선거구정당신고액(원)
1김도현경북 경주열린우리당―7억6883만
2권혁중경기 안양동안을자민련―4억5000만
3김유동인천 계양갑자민련―2억8723만
4박준홍경북 구미갑자민련―2억6893만
5김충조 전남 여수갑민주당―2억163만
6김상현광주 북갑민주당―1억7117만
7서영완전남 광양-구례민주노동당―1억3422만
8오흥범인천 남갑자민련―1억3315만
9이성헌서울 서대문갑한나라당―1억2779만
10최미란인천 서-강화을민주노동당―1억2631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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