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V ‘탄핵 방송’ 문제 있다

  • 입력 2004년 3월 14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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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한 TV 보도가 언론이 마땅히 지켜야 할 중립성과 객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탄핵 사태를 계기로 우리 방송은 어떤 의미에서 시험대에 놓여 있다. 국론이 양극화되어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공정성 확보와 정확한 여론 전달 등 방송의 책무를 다할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벌써부터 ‘편파 방송’이라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나오는 것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지난 며칠간 탄핵 관련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한 KBS는 탄핵을 반대하는 의견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송을 보고 불안감을 느꼈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부터 시청료 거부운동이 일어날 만큼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아 온 KBS의 이 같은 보도 태도는 비상시국에서 극도의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일이다.

서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에서 방송이 어느 한 편을 집중 부각시키는 것은 방송법 위반이다. 더구나 탄핵사태 이후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마당에 공영방송마저 차분함을 잃게 되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방송위원회는 사회적 파급효과를 감안해 ‘편파 방송’에 즉각 제동을 걸어야 한다. 앞으로 전개될 탄핵정국에서 방송도 제 위치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방송이 어느 때보다 국민으로부터 중립적인 자세와 신중함을 요구받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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