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산공개]‘1억이상 증가’ 한나라 24명 최다

  • 입력 2004년 2월 27일 18시 46분


코멘트
27일 공개된 국회의원의 지난해 재산변동 내용에 나타난 특징은 정치권의 자금 사정도 약간 팍팍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재산이 증가한 의원이 전체 269명 중 145명(54%)으로 절반을 넘는 등 여전히 전반적인 경제 불황에 시름이 깊은 서민들의 주머니와는 거리가 있었다. 일부 재력가 의원들은 적게는 1억, 2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부자 의원들의 재산 변동은 ‘롤러코스터(?)’=민주당 내 ‘알부자’로 불리는 이정일(李正一) 의원은 지난해 62억5744만원이 감소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2002년엔 주식 가격 상승 등으로 67억6300만원이 늘어나 재산 증식 1위를 차지했었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2002년엔 주식 22억원, 예금 18억원 등 총 55억6700만원이 줄어 ‘재산 감소 2위’였으나, 이번엔 무려 902억9847만원이 증가해 재산 증식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정 의원측은 “2000년에는 주식평가손으로 장부상 1608억원의 재산 감소가 나타난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재산 감소 1위(77억4000만원)였던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의원은 이번엔 18억566만원이 증가해 ‘재산 증식 3위’를 차지했다.

▽성실 신고 거부한 의원들 눈총=일부 의원은 자제들의 거액 재산 변동 내용에 대한 신고를 거부해 “당당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산 감소 1위’를 차지한 이정일 의원은 ‘차남의 재산 중 37억9162만원이 감소했다’고만 신고하고, 그 구체적 내용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이 밖에 한나라당 김원길(金元吉) 이상희(李祥羲) 의원, 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의원, 열린우리당 이우재(李佑宰) 의원,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의원이 장남 또는 차남의 재산 변동 내용을 신고하지 않았다.

▽각 당 지도부=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재산이 줄었지만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늘었다.

최 대표는 지난해 3억6000만원의 은행 빚을 졌으며 부인의 은행 예금이 감소해 총 3억5945만원이 줄었다.

조순형 대표는 재산이 1억1610만원 늘었다고 신고했다. 증가분은 모두 은행 예금이었다.

정 의장은 서울 서초동의 아파트를 전세 놓아 1억5000만원이 증액됐으나 현금 및 예금이 줄어 전체적으로는 1053만원이 감소됐다.

김종필 총재는 지난 3년 연속 “(예금 액수도) 변동이 없다”고 신고했으나 이번에는 예금 30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한편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에서 유세지원 활동비 2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경우 2144만원(은행 예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