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 수습 국면 "추미애을 끌어안자"

  • 입력 2004년 2월 25일 16시 40분


'조순형(趙舜衡)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되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을 끌어안는다."

주류측과 비주류 소장개혁파간의 정면충돌로 치닫던 민주당 내분 사태가 일단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는 조 대표가 전권을 갖고 당을 수습해 총선을 이끌 수 있도록 조 대표가 제시한 7인 공동선대위 체제의 조기 출범과 주요 당직자 유임 등 6개항의 수습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한다고 결의했다.

중앙위는 또 9일째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추 상임위원에 대해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국민과 당원들을 생각해서 하루빨리 당무에 복귀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따라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이 추 위원 복귀를 설득하기 위한 '특명전권대사'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설훈(薛勳) 의원과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 등 '공천개혁'을 요구했던 소장파들은 결의 직전 퇴장하는 등 갈등이 해소되기에는 양측의 시각차가 여전히 큰 상태다. 특히 추 위원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채 당무거부를 계속하고 있다.

더욱이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과 김 대변인이 이날 내분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조 대표는 "그런 걸 왜 내느냐"며 사실상 반려했다. 추 위원과 소장파들의 최소한의 요구사항이었던 강 총장 경질 카드마저 조 대표가 거부함으로써 추 위원이 당무복귀 명분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게 소장파들의 걱정이다.

소장파 성명을 주도했던 설훈(薛勳) 의원은 "어렵사리 굴러가는 당이 그나마 깨지는 상황이 되면 공멸이다. 조 대표가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추 위원을 조속히 만나 대화하도록 건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추 위원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만 말할 뿐 거취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하지만 추 위원이 참여하는 총력체제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총선자체를 치르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 대다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조기에 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소장개혁파의 '표적'이 돼온 강 총장을 자연스레 2선후퇴시키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대두되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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