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검사, 내부 불화 대검에 보고” vs “사실무근”

  • 입력 2004년 2월 16일 18시 57분


대통령 측근비리 김진흥 특검팀의 이우승 특검보가 “파견검사가 수사를 거부하고 방해했다”는 주장과 함께 전격 사퇴하면서 주장의 진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특검보의 주장=이 특검보가 밝힌 수사 방해 사례는 크게 두 가지.

먼저 썬앤문그룹의 농협 115억원 사기대출 사건과 관련해 농협 임직원 계좌추적 및 수사계획서 작성을 파견검사에게 지시했으나 수사를 거부하고, 20일이 지나서야 형식적인 수사계획서를 제출했다는 것. 또 파견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을 대검에 서면으로 보고하고 관련 수사관에게 진술조서까지 받은 뒤 특검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 특검보의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문이 불가피하다. 특검 수사를 통해 검찰에서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될 검찰이 파견검사를 통해 특검 수사를 좌지우지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

특히 파견검사가 특검 내부의 불화에 대해 친정인 대검에 서면으로 보고까지 했다면 이는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반박 주장=하지만 검찰은 물론 특검팀도 이 특검보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안대희(安大熙)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이날 “파견검사로부터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어떤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특검도 기자회견에서 “파견검사가 검찰에 서면이나 전화로 보고했거나 검찰이 조직적인 수사 방해를 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파견검사와 의견 차이를 빚다 비롯된 개인의 돌출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특검보가 수사를 방해했다고 지목한 파견검사 역시 “(이 특검보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진술서를 받거나 조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특검은 물론이고 검찰도 당분간 ‘진실게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사방해를 둘러싼 특검보 주장과 특검측 해명
쟁점이우승 특검보 주장특검측 해명
검찰에 수사상황을 보고했는가 대검에 서면으로 보고했다(특검, 대검 모두) 그런 사실 없다
서면보고를 늦게 하는 등 지시를거부했는가수사계획서 작성을 지시했으나 거부하다가 20일 지나 형식적으로 제출했다매일 회의 시간에 구두로 보고하고 서면으로도 보고한다
특검보의 약점을 잡으려 증거를 수집했는가수사 독려 차원에서 과장된 표현을 한 것을 트집 잡아관련 수사관을 상대로 진술조서를 받았다그런 사실 없다
가혹행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는가 파견검사가 김 특검에게 “특검보가 수사에 계속 관여한다면 폭력수사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그런 사실 없다
특검이 이 특검보의 수사권을 박탈했는가 협박을 받은 특검이 수사를 하지 말아 달라며 수사권을 박탈했다자숙하고 근신하라는 의미에서 수사권을 제한했을 뿐 박탈하지는 않았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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