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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2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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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대변인으로서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의 석방동의안 가결에 대해 우리 당의 입장을 합리화하고 당위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당에 누를 끼쳤다"며 "당직자로서 이러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당의 새로운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백의종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총무에 이어 박 대변인이 사퇴의사를 밝힘으로써 서청원(徐淸源)전 대표 석방결의안 가결 등에 따른 한나라당의 내부동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그러나 대표 권한으로 박 대변인의 사표를 반려했다고 배용수(裵庸壽)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앞서 홍 총무는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결의안 가결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는 16일 FTA비준안이 처리되는 대로 총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홍 총무는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제(11일) 소장파 의원들이 당 진로와 관련해 걱정 어린 충고를 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원내대책과 관련된 얘기였다"면서 "원내대책과 관련해 책임져야 할 총무로서 총무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오는 16일 FTA 비준동의안 처리까지만 책임지고 17일 화합과 전진을 위한 새 원내사령탑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홍 총무는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통보했다"고만 말했다.
홍 총무는 그러나 당 지도부의 자기희생적 결단을 요구한 전날 소장파 의원들의 기자회견에 대해선 "사전에 아무 상의 없이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둔 시점에 그런 일을 한 것은 참으로 사려깊지 못한 처사다"고 비판했다.
홍 총무는 2003년 7월 소속 의원 전체의 직선을 통해 선출됐다.
최 대표는 "총무는 선출직이지만 당대표의 권능으로 사표를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상임운영위원들도 홍 총무의 사퇴를 만류했다고 배 부대변인은 전했다.
하지만 홍 총무는 최 대표의 사표반려방침을 전해들은 뒤 기자들에게 "정리해야지, 빨리 정리해야지"라고 말했다.
◆박진 대변인 기자 간담회 내용
당 발전을 위해 대변인직 사임한다. 노무현 정부의 무능과 국정운영의 실패로 온 나라가 혼란과 분열에 빠져 있다. 더 걱정스런 것은 위기상황의 대안세력으로서 한나라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지도부는 환골탈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나라당은 치명적 타격을 입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엄중하다. 국정현안 표류하는 상황에서 서청원 의원 석방동의안 가결을 지켜본 국민들은 "한나라당은 더 이상 비전과 미래가 없는 당"이라고 보고 있다. 다수당의 힘을 이용한 몰염치한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거세다.
당의 입장을 합리화하고 당위성을 주장한 데 대해 자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당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은 반성을 했고, 이런 상황에서 대변인직 수행은 적절치 않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인간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당이 처한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도부에만 돌리고 싶지 않다. 저 또한 책임이 있다. 이 책임을 통감해 당의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백의종군하고자 한다.
대표 퇴진 문제에 대해서는 미래연대와 생각이 다르다.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환골탈태하는 것이 시급하다.
디지털뉴스팀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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