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장부서 모자란 돈 열린우리당 초선들에 지원”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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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원금 수백억원의 증발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이 17일 우리당과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이 ‘횡령’ 의혹을 제기한 장부상 후원금 잔액과 실제 잔액의 차액에 대해 “2000년 총선 때 수도권에 출마한 신진 정치인들(대부분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지원됐던 금액”이라며 역공에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2000년 총선 때 돈이 없어 2001년도 후원금을 미리 쓰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정대철(鄭大哲) 전 대표에게도 다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또 김경재 의원은 “열린우리당으로 간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도 이 돈을 많이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강 회장에 대해 “이기붕 차지철과 같은 ‘비공식 부통령’이 대통령 말을 전달하고 호가호위한다”고 비난했고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강 회장을 형사고발하겠다”며 압박했다.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전날까지 “300억원의 실체를 밝히라”고 공세를 취했던 우리당은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정동채(鄭東采) 홍보위원장은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익명을 요구한 한 핵심당직자는 “사정을 피차 뻔히 알고 있는데 정 전 대표가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전략상 실수”라고 털어놓았다. 민주당 조직위원장을 지냈던 박양수(朴洋洙) 전 의원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서로 헐뜯으면 한나라당 좋은 일만 시켜준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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