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김정일 정권 제거하려면 美, 北인권 집중 제기해야"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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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8일(현지시간) 미국측 초청단체인 디펜스포럼과 활동 일정을 최종 확정하고 이날 저녁 초청자측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황씨는 29일 NTV, 아사히 TV,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존 볼턴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의 프레드 플릿 수석보좌관,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황씨는 30, 31일에는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을 면담하며 미국 및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미국과 일본이 황씨를 상대로 ‘서로 다른 궁금증’을 집중적으로 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관리들은 81세의 노 망명객을 통해 북한 지도자의 신비감을 벗겨내길 기대하고 있다”며 “황씨는 체류 기간 중 김정일을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에 관해 분명히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황씨로부터 납치 일본인 문제에 관한 견해를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한편 황씨의 방미 직전 인터뷰를 가졌던 월스트리트저널의 멜라니 커크패트릭 부주필은 28일 ‘환영받지 못한 진실’이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실태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커크패트릭 부주필은 황씨가 인터뷰에서 “김정일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북한의 잔혹한 실상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관심한 것은 정치지도자들이 침묵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이지만 북한의 인권문제는 노 대통령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났다는 것.그는 이 같은 사례로 “북한의 정치적 자유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처럼 사치스러우며 당장은 북한 주민의 경제상황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들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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