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늘 “88년 정치 입문 이후 YS의 승부수로부터 직관과 결단을 배웠다. 승부수가 정치인의 운명을 가른다”고 말해 왔다고 윤석규(尹錫奎) 전 노무현 캠프 상황실장이 전했다.
단 ‘노무현식 승부수’가 ‘YS 승부수’와 다른 점은 ‘난 밑져야 본전이다’는 자세로 과감히 자신을 버린다는 데 있다고 전직 참모들은 말한다.
그러나 그런 기질이 ‘승부수 만능주의’로 흐르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지난해 1월 2일 노 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방식 중 선호투표제(선호하는 후보의 순위를 매기는 투표 방식)가 채택되지 않으면 경선을 포기하겠다”며 ‘기자회견 준비’를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이를 ‘성급한 판단’이라고 인식한 중견 참모들이 “기자들 연락이 잘 안 되니, 며칠 후에 하자”며 달래 간신히 유야무야시킨 사례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핵심참모는 “노 대통령 자신에겐 ‘결단’이지만, 객관적으로 ‘착각’이거나 ‘오판’인 경우도 많았다”며 “현 청와대 참모진은 그런 것을 말릴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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