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대철대표 신당行 고민 "난파선 위에 서있는 심정"

  • 입력 2003년 9월 9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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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 위에 서 있는 심정이다.”

분당이 현실화되고 있는 민주당의 정대철(鄭大哲·사진) 대표가 요즘 주변 인사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정 대표는 이미 신당행을 결심했으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런 복합적 감정의 원인은 1차적으로 굿모닝시티 자금 수수사건에서 비롯됐다. 검찰 수사가 좁혀와 정 대표의 입지가 위축됐던 7월경 주류측 인사들이 대부분 ‘원칙에 따른 수사’ 만을 되풀이할 때 비주류 인사들은 한결같이 “정치적 배경을 가진 무리한 수사”라며 강도 높게 엄호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선친인 정일형(鄭一亨) 박사의 ‘뼈가 묻혀있는’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8일 오후 열린 정 대표의 참모회의에서도 신당행 여부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정 대표는 탈당파들을 만나서는 “분당을 강행하면 난 잔류한다”, 당 사수파를 만나면 “빨리 통합신당안을 안 받으면 난 신당에 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양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그래도 정 대표는 최근 지인들과 만나 “그래도 난 신주류 아니냐”며 친노(親盧) 신당파들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관계자는 “5공 시절 고 조윤형(趙尹衡) 전 국회부의장과 김원기(金元基) 고문, 정 대표 등이 ‘야권통합’을 위해 양김(兩金)이 주도하는 신한민주당 창당시 곧바로 합류하지 않고 일단 민한당에 잔류했던 것처럼 민주당과 신당의 총선 전 극적 ‘재결합’을 위해 민주당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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