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정부 리더십위기 자초”

  • 입력 2003년 8월 24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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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4일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진(朴振)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정부의 리더십은 거의 실종됐고 인기는 땅에 추락한 상태”라면서 “문제는 노 정부 리더십 위기가 바로 노 정부가 자초한 결과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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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노 대통령의 리더십이 복원되지 않으면 국민의 총체적 불안 불만 불신은 가셔지지 않을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국정을 쇄신하고 법과 원칙을 준수, 시스템에 따라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또 이날 ‘노무현 정부의 리더십위기 자초 사례모음’을 통해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자인한 발언과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하는 혼선 △대통령의 현실인식 결여 △여권의 억지 논리 △여권의 대통령 비난 △부처간 국정혼선 △거꾸로 가는 사이비 개혁 등 유형별로 비판했다.

리더십 부재를 스스로 인정한 구체적 발언으로는 ‘대통령 못해먹겠다’ ‘요즘 좀 괴롭다’ ‘대통령 괜히 했다 싶을 때가 있다’ 등을 꼽았다.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한 사례로는 어버이날 편지에 정치인 잡초론 강조, 현충일에 일본천황과 건배, 장차관 등 130명이 모인 국정토론장에서 오보대응 발언 등을 들었다.

또 ‘신문만 안 보면 다 잘되고 있다’는 발언, 6·15남북정상회담 3주년에 부인동반 골프 등을 현실인식이 결여된 무분별한 행동으로 분류했고, ‘공산당 활동 허용’ 발언 등을 여권의 ‘해괴망측’한 언행으로 꼽았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의 “신문이 노 정부 너무 접대해서 탈이다” 등을 여권의 대통령 비난 사례로, 집권세력간의 음모론에 역음모론 비난 등을 국정혼선 사례로 제시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노무현 정부의 리더십위기 자초 사례
구분주요 사례
리더십 부재 자인 발언·“위기감 든다”·“DJ실패 반복하는 느낌이다. 감당 어렵다”·“못나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한발언 ·국회시정연설 이용해 KBS사장 인사개입 변명·청와대 홈페이지에 이기명 후원회장에게 장문의 언론 질타 편지 게재·국가유공자 오찬에서 “언론은 잘한 일 빼고 갈등만 보도, 시끄럽게 해야 신문 팔리는 모양” 발언
현실인식 결여 발언 ·지지율 하락을 언론과 야당 탓으로·청와대의 적대적 언론 감시
여권의 대통령 비난·추미애 의원의 “민주당 덕으로 대통령되고 나서 민주당 귀찮게 생각…”·신기남 의원의 “(신구주류간)선혈이 낭자하게 싸우자”·정균환 의원의 “3, 4년 걸려야 하는 지지도 추락이 6개월도 안돼 일어났다”
국정혼선·금리인하, 대통령은 반대 재경부 장관은 찬성·총리는 추경없다, 재경부는 추경 추진·이라크 파병, 대통령은 찬성하고 국가인권위와 민주당 다수 반대
사이비 개혁·개혁자처 세력들, 권노갑 장학생설 해명 않고는 개혁 말할 자격 없음·대통령은 주변의 부패를 막을 의지가 없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이에 대해 민주당 "한나라당의 국정발목잡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24일 “한나라당이 고위 당직자회의(22일)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하는 등 국정발목잡기 수위가 도를 넘었다”며 ‘한나라당의 구태정치 6개월’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등 역공을 전개했다. 이는 한나라당의 대 노무현 정부 공세에 대한 ‘대응 사격’이라는 성격이 짙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여정부 6개월이 한나라당에는 지역감정 조장, 색깔론 제기, 국정발목잡기, 대통령 흠집내기 등 구태정치에 안주하는 6개월이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툭하면 ‘잘못 뽑았다’ ‘하야해야 한다’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한나라당은 왜 국민 지지도가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지 냉정히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구태정치에 안주하지 말고 건전한 비판을 제기하는 야당 본연의 자세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도 “한나라당은 재검표 소동을 벌이며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으로 출발해 6개월간 근거 없는 비난으로 세월을 보냈다”고 가세했다.

그는 “과반 의석(149석)을 가진 정당이 말로는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발목만 잡아왔다”면서 “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정당은 국정을 맡을 자격이 없으며, 그런 정당의 존재 자체가 국민의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거대 야당이 내부단속을 위해 엄포성 대여 강성발언만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건전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당 대변인실은 이와 별도로 ‘한나라당의 구태정치 6개월 사례 모음’도 배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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