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당국간 물밑조율 있었나

  • 입력 2003년 8월 19일 23시 12분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인공기 소각’ 등에 유감을 표명한 직후 북한이 신속하게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화답하고 나서자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간에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대회 불참 의사를 끝까지 번복하지 않을 경우 유감 표명을 ‘감행’한 노 대통령만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질 수 있기 때문. 북한측의 대회 참가를 사전에 보장받고 유감 표명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대회 참가 통보가 오기 전에 대구경북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대회는 굉장히 중요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행사인데, 성공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다소 제가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하고 성의를 다한 만큼 이제는 잘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보인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최근 일로 북한이 오지 못하게 된 데 유의하고 있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낸 전날 오후부터 유감 표명을 결정한 이날 오전 사이에 북한측으로부터 모종의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북한측과 어떤 사전 조율도 없었으며, 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순전히 내부 논의로 결정된 것이다”고 일축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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