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 퇴장…대법관 제청 자문委 파행

  • 입력 2003년 8월 12일 23시 41분


대법원이 12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개최한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에서 회의 진행을 둘러싸고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 박재승(朴在承)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위원 2명이 퇴장하는 바람에 자문위가 파행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이날 퇴장한 직후 대법원에 자문위 사퇴서를 제출했다.

강 장관 등은 회의에서 대법원측이 추천한 대법관 후보 3명이 모두 현직 법관 출신이고 시민단체 등이 추천한 인물이 배제된 점 등을 강하게 문제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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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관계자는 “강 장관과 박 회장은 자문위가 토론이 아닌 대법원장의 일방적인 통보로 진행되고, 추천된 3명의 인사들도 개혁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회의장에서 퇴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자문위는 전혀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구태의연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강 장관 등이 요식행위에 불과한 자문위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법원이 추천한 명단도 위원들에게 회의 하루 전날인 11일 전달되는 등 자문위가 형식적으로 열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측은 “후보들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 위해 자문위를 여는 것”이라며 “두 위원 모두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회의장을 먼저 떠났으며 퇴장 이전에도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은 이날 열린 자문위 의견을 수렴해 대법관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최종 결정한 뒤 다음주 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신임 대법관 임명을 제청할 예정이다. 신임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동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에 의해 정식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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