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鄭대표 ‘新黨’카드로 돌파구 기대

  • 입력 2003년 7월 18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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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8일 고위 당직자회의 도중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8일 고위 당직자회의 도중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18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달 안으로 신당문제를 매듭짓고, 검찰에 나가 정치자금 문제를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내년 총선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굿모닝시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소환 압박이 거세지고, 이에 불응하는 정 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증폭되고 있지만 그는 한시적으로라도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선 정 대표는 ‘검찰 수사가 뭔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제거하려는 권력 핵심부의 정치적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다.

이날 회의에서 검사 출신인 박주선(朴柱宣) 의원이 정 대표를 대변하듯 검찰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선 것도 당내에 팽배해 있는 ‘음모론’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당내 법률구조단이 ‘산적한 당무 때문인 만큼 소환 시기를 늦춰 달라’고 검찰에 정중히 요청했지만 검찰은 국민정서를 자극하는 소설책 같은 소환장을 보내는 등 여론몰이식 수사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치적 의도가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이낙연(李洛淵) 대표비서실장도 “피내사자를 이렇게까지 (압박)하는 전례가 있느냐”고 거들었다.

한편 정 대표가 ‘검찰 출두 전 신당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 재기(再起)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내 분란이 정리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검찰에 출두하면 ‘부패 정치인’이란 딱지만 붙어버리지만, 신당문제 해결을 이끌어내면 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상당 수준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부쩍 ‘내년 총선 승리’를 강조하는 정 대표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말했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신당문제를 해결한 뒤 검찰에 나가겠다’는 정 대표의 입장은 당내 주류와 비주류 모두에게 ‘이달 중 신당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압박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행보가 결국은 ‘나를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달라’는 메시지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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