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中 이모저모]“韓中교역 5년내 年1000억달러로”

  • 입력 2003년 7월 8일 18시 41분


코멘트
중국 방문 이틀째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정부의 실력자들을 차례로 만났다.

양국간에는 이날 저녁 원 총리와의 만찬 직후 노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명의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위한 실무자 접촉도 숨가쁘게 진행됐다. 통상 공동성명은 정상회담 후 발표하는 게 외교적 관례이지만, 중국의 경우 총리가 실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원 총리와의 만찬 이후에 내기로 양측의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

98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중 때도 같은 절차를 거쳤었다.

양측이 공동성명의 문구 하나 하나까지 축조심의를 하느라 발표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이뤄졌다.

이날 노 대통령의 중국 지도자 면담 일정 중 쩡 부주석과의 면담은 장쩌민(江澤民) 국가중앙군사위 주석과의 관계 구축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례상 장 주석과 직접 면담은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쩡 부주석에게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설득 등 큰 역할을 해달라”고 각별하게 요청했고, 쩡 부주석은 “중국이 건설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수행 경제인들과의 조찬간담회, 한중 경제인 주최 오찬 연설, 중국 내 한국인 초청 리셉션 등에서는 “5년 안에 양국간 교역량이 연간 1000억달러가 넘도록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동북아 경제협력체, 나아가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일본은 과거의 죄과가 있고, 중국은 워낙 덩치가 큰 나라여서 동북아 문제를 언급하면 (주변국이) 패권질서를 걱정한다”며 “결국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는 한국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韓美 정상회담 반응▼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과 관련해 이미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더 구체적인 논의는 앞으로 열릴 다자회담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7일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핵개발 중단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미국은 어떤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것(안전 보장)이 어떻게 진전될 것인지를 다자간 회담에서 논의하고, 북한 핵 프로그램도 입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끝내자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여전히 3자회담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중국은 다자회담 추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이 왜 다자회담에 한국과 일본이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8일 국제면 해설기사를 통해 “후 주석이 우호국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먼저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만난 것은 대북(對北) 압력 노선을 취해 온 미국에 대한 배려이자 북한에 대해서는 변화를 촉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내 대북 강경파를 대변해온 산케이신문은 이 날짜 사설에서 “이번 회담은 대북 압력 노선을 후퇴시킨 인상을 받는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는 한국과 중국의 ‘대화 평화 연합’, 미국과 일본 중심의 ‘압력 대화 연합’으로 갈라져 북한에 대한 국제 포위망이 약해질 수 있다”고 압력 병행을 주장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