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의원 "盧대통령, 당선의미 너무 모른다"

  • 입력 2003년 6월 24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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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 모르는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의 최근 국정운영 자세를 명렬히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 문제, 잇따른 파업 문제 등에 대해 노 대통령이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금은 정치 파업 상태이자 정치 공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예전 같으면 쿠데타가 나도 몇 번 났을 상황이란 말이 나온다"고 우려하면서 "상당수 국민들이 노 대통령에 실망하고 있다. 노 대통령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요즘은 호남 주민들도 "DJ 반 만큼만 하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런 식이라면 노 대통령은 내년 총선 이후부터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고 비관론을 펴는 한편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이런 식으로는 역사의 추동적인 세력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며 "지난 방미 과정을 지켜보니까 대통령의 스태프(참모)진에게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외교안보팀과 정무라인을 집중 공격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선대위 홍보위원장을 맡으며 후보단일화 등에 기여한 김 의원은 "한때나마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으로서 이 말이 노 대통령에게 전하는 마지막 충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시종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또 신당 문제와 관련, "10석만을 갖고도 전국정당화 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그야말로 낭만적인 발상이자 목가적인 환상"이라며 "하루빨리 통합신당으로 가야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김태랑 최고위원, 조순형 추미애 의원 등과 함께 2, 3일 후부터 "통합신당으로 가야 공멸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연판장에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그는 "이제는 그동안 침묵했던 다수가 떨쳐 일어나야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갑자기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이날 낮 12시에 열리는 신당추진모임의 분과위원장 중 하나에 자신의 이름을 아무런 상의 없이 올린 데 반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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