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한국 안보책임 명시…국방비 크게 늘듯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35분


코멘트
주한미군 2사단의 후방 재배치 문제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미국이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강 이북의 미군기지 재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치 경제 안보 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의 미군의 ‘강력한 전방 주둔(robust forward presence)’을 강조, 주한미군의 최전선 배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군 내부에서도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은 “그간 미 2사단의 조기 후방 재배치를 고수했던 미국이 큰 변화를 보였다”며 “앞으로 미 2사단 문제는 좀더 시간을 갖고 미국과 협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양국 정상은 ‘동맹 현대화’ 차원에서 용산기지의 조기 이전과 함께 주한미군 기지의 통폐합 작업은 계속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오산과 평택, 대구 등 2∼3개의 축(hub)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기지의 통합 및 재배치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기술력을 활용한 양국군의 변혁에 합의함으로써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첨단무기 배치를 통한 한미 연합전력의 현대화도 예고됐다. 이와 함께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은 안보 책임을 재확인함에 따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향후 국방예산의 대폭 증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 실장은 “현재 국방예산은 한계상황이며 올해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대북 억지력을 위한 ‘군사동맹’을 탈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국제적인 안보 위협에 공동 대처토록 합의한 것은 향후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능의 질적인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