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외통위 정회소동]김용갑의원 '좌파정권' 발언파문

  • 입력 2003년 5월 2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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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일부로부터 남북장관급회담 보고를 받기 위해 소집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노무현(盧武鉉) 정권과 신당은 조선노동당 본부중대’라는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의 발언으로 여야간에 고성이 오가고 정회까지 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사태는 김 의원이 △국가정보원 인사 논란 △한총련 합법화 검토 △남북장관급회담 ‘퍼주기’ 등을 예로 들며 “현 정권은 친북좌파 정권을 넘어 북한에 굴복하는 ‘굴북(屈北) 좌파’ 정권”이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김 의원은 또 “굴북좌파 코드에 맞는 사람들만 모아서 신당까지 만들려고 하는데 이는 굴북좌파 정권을 따라가는 굴북좌파신당”이라며 “이 정권과 신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가 아니라 ‘조선노동당 본부중대’가 될 것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있다”고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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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두 의원이 질의가 끝나자 민주당 이창복(李昌馥) 의원이 김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이 의원은 “신성한 국회에서 상대당 비판은 좋지만 매도해선 안 된다. 어떻게 2중대, 본부중대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정회를 요청했다.

이에 김 의원은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했는데도 정부는 북한에 가서 제 역할도 못하고 돌아와 비료와 식량만 주자고 하는 게 굴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의원은 “야당만 나라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 과거에도 본회의에서 두 번이나 그렇게 말하고 이번이 세 번째”라고 맞받아쳤고, 회의는 10분간 정회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날 회의에선 정부의 대북 저자세 협상 태도와 비료지원 결정에 대한 대다수 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종하(金鍾河) 의원은 “이번 회담은 남북대화 채널의 한계를 드러내고 북한의 협상전략에 말려든 것”이라며 회담대표단의 책임을 추궁했고, 조웅규(曺雄奎) 의원은 “도리어 북한의 요청에 따라 이제는 (북한의 제안을 수락해 달라고) 미국을 설득하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다자회담에 설사 참여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우선은 참여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의 발언권을 확보하는 게 협상전략인데 왜 중요한 카드를 포기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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