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나종일 보좌관 "北核회담 한국참여 고집안해"

  • 입력 2003년 5월 1일 18시 43분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에 한국이 참가하는 것을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준비차 워싱턴에 온 나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회담형식은 신경을 안 쓰며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3자건, 양자건, 다자건 간에 실질적인 진전이 중요하지 우리가 여기에 참여하느냐 안 하느냐, 또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느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3자회담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가 회담의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끼어서 회담에 지장이 있거나 진전에 방해가 된다면 끼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과 일본의 참여는 실질사항에 대한 합의 도출에 긴요하며 양국이 참여하지 않은 어떤 결정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공식입장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나 보좌관은 ‘노 대통령의 반미성향에 대한 미국 조야(朝野)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의 정책이나 태도에 대해 반대한 것을 반미라고 라벨을 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적어도 오사마 빈 라덴 정도가 돼야 반미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반미주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전혀 비판적이지 않거나 긴장이 없다면 그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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