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교수 "방송-일부신문들 友軍포진 盧 언론 영향력 막강"

  • 입력 2003년 4월 25일 18시 57분


자유언론수호국민포럼과 한국논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노무현 정부의 대 언론자세와 문제점’ 세미나. 왼쪽부터 이도형 한국논단 대표, 여영무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교수, 임광규 변호사, 김윤곤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신혜식 인터넷 독립신문사장. -박주일기자
자유언론수호국민포럼과 한국논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노무현 정부의 대 언론자세와 문제점’ 세미나. 왼쪽부터 이도형 한국논단 대표, 여영무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교수, 임광규 변호사, 김윤곤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신혜식 인터넷 독립신문사장. -박주일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스스로 언론의 박해를 받는다고 생각하건 아니건 우군으로 포진한 방송과 친정부 성향의 신문 덕분에 언론에 미칠 수 있는 권한과 영향력이 막강하다. 반면 언론은 독자를 바탕으로 한 ‘영향력’은 지니고 있으나 독자의 감시와 검증을 받기 때문에 ‘권력’이나 ‘권한’은 없다.”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정진석(鄭晋錫·64) 교수는 2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노무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관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자유언론수호국민포럼(대표 이경식·李京植)’과 ‘한국논단(발행인 이도형·李度珩)’ 공동 주최로 열렸다.

정 교수는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국세청 및 공정위원회를 통한 언론 탄압을 예로 들며 “대통령은 언론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권력을 쥐고 있다”는 점을 우선 상기시켰다.

정 교수는 “노 대통령은 이전의 대통령과는 달리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정면대결식 구도를 설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대통령이 언론을 향해 던지는 말과 제스처는 바로 언론정책에 반영되어 언론을 위축시킬 수도 있고 언론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노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뒤까지 이어진 발언과 정책을 보면 언론에 대한 불신을 넘어서 적대감이 마음속에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이란 우군과 적군의 2분법으로 단순화해서 ‘전쟁’을 벌이는 자세로 개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까지를 끌어안고 설득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특히 “군사정부 시절 존재했던 언론사 중 더 큰 특권과 특혜를 누렸던 매체는 방송을 비롯해 오늘날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신문들”이라며 “오늘날 대통령을 지지하는 매체는 친정부 성향의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그 사회적 영향력은 군사정부 시절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은 1995년 5월 서울에서 국제언론인협회(IPI) 총회가 열렸을 때에 과거 언론탄압국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언론자유가 보장된 국가라는 국제공인을 받았으나 6년이 흐른 오늘날 또다시 언론자유가 위협받는 국가로 뒷걸음질쳤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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