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前부총리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은 비현실적 구호”

  • 입력 2003년 4월 1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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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趙淳·사진) 전 경제부총리가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전 부총리는 15일 서울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서울대에서 열린 ‘글로벌 시대의 한국 경제’란 제목의 특강에서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건설은 가능성이 없는 비현실적인 구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면서 “경제정책은 현실을 직시해야지 구호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 전 부총리는 이어 “출범한 지 한 달 반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는 등 벌써부터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4∼5%나 되는 유례없는 물가상승률을 우선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단기부채가 500억달러로 외환위기 때보다 많다”면서 “가계부채도 400조원이 넘는 등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부양책에 매달릴 경우 다시 기업들이 외국에 헐값으로 팔리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특강에는 조 전 부총리의 제자인 정운찬(鄭雲燦) 총장을 비롯해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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