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출범 한 달을 맞는 노무현 정부의 전체적인 성적표는 아직까지 물음표지만 국정의 기본인 인사만큼은 한참 잘못됐다는 여론이다”며 “출범 한 달 만에 각료와 대통령비서들이 숱한 물의를 일으킨 정부는 아마 헌정 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 대변인실은 ‘노무현 정부 고위인사 물의 사례 11선(選)’이란 제목의 자료까지 냈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의 경우 본인은 부인했지만 모 인터넷 신문 기자들에게 ‘미국, 영변 폭격 타진설’을 발설함으로써 경제 혼란을 부추겼고,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은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신보도지침’을 추진해 파문을 일으켰다는 게 한나라당의 지적이다.
청와대 고위 인사 중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보좌관은 인생 역전이라고 선전하는 ‘로또복권’을 거론하며 1급 공무원을 비하했고, 장관급인 부패방지위원장에 대한 임명 취소 파동에서도 안이한 대처 방식을 보여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은 최근 군 경계 태세에 대한 브리핑 착오 등 업무 미숙이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한나라당은 정작 노 대통령이 물의를 빚은 이들 고위 인사들을 비호하는 것이 더 문제라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언론과 야당 등 비판세력에겐 서슬퍼런 대통령이 정작 ‘제 식구’들의 잘못엔 한없이 관대한 것은 너무나 이중적이지 않느냐”며 “이제라도 대통령은 물의를 일으킨 각료 및 비서에 대해 공개 경고 등을 통해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한나라당이 꼽은 노무현 정부 고위 인사의 물의 사례 | |
해당 인사 | 물의 사례 |
김진표 경제부총리 | ·검찰총장을 만나 SK 수사에 부당한 외압 행사 ·‘미국, 영변 폭격 타진설’ 발언으로 경제 혼란 초래 |
윤덕홍 교육부총리 | ·“감각이 가장 뒤떨어진 게 교육부 관료” 등의 발언으로 교육공무원에게 적대감 표출 ·대학입시제도 변경, 학제 개편, 서울대 공익법인화 검토 등 사견을 남발해 정책 혼선 초래 |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 | ·인수위 시절 미국 방문 도중 “우리 젊은이들은 북한이 붕괴하는 것보다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쪽을 원한다”고 오해를 받을 만한 발언을 해 파문 |
강금실 법무부장관 |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파격 인사로 검찰의 반발과 혼란 초래 |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 | ·남해군수 후보 시절 선거법을 위반하고 법의 허점을 이용해 언론을 선거에 이용 |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 |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신보도지침’을 발표했고 “공격을 받으니 전의가 생긴다”는 등 폭압적 언론관 표출 |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 ·아들의 이중국적 및 병역 기피 의혹 |
나종일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 ·주영대사 신분으로 임지를 떠나 중국에서 북한 인사와 비밀 접촉한 뒤 대통령의 해명 요구를 묵살하며 침묵으로 일관 |
권오규 대통령정책수석비서관 | ·최근의 경제 위기를 언론 탓으로 돌리는 안이한 상황 인식 노출 |
정찬용 대통령인사보좌관 | ·‘로또’ 운운하며 1급 공무원 물갈이를 주장해 파문 |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 | ·중대한 군 경계 태세와 관련된 브리핑 실수 등 업무 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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