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黨권력구조 개편안 진통 거듭…3시간 난상토론

  • 입력 2003년 3월 10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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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대표 1인 직선제 선출’을 결정해 놓고도 구체적인 당 권력구조 개편안을 확정짓지 못한 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 200여명은 10일 오후 당사에서 당 개혁안을 놓고 3시간 이상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토의의 최대 쟁점은 지역별 대표격인 운영위원을 직선제로 뽑을지, 대표경선 때 우편 투표방식을 채택할지와 전당대회의 개최시기였다.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당원 40만명이 참여해 대표 1인을 직선제로 뽑을 경우 당내 줄 세우기가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박 의원의 발언 후 참석자 상당수가 손뼉을 치며 “옳소”를 외쳐댔다.

그러나 개혁특위에 참여했던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당내 경쟁을 두려워하면 2004년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운영위원 40명을 직선제로 뽑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사철(李思哲·부천 원미구을) 위원장은 곧바로 반대했다. 그는 “경기도에는 10여명이 운영위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7자리인 운영위원에 뽑히기 위해 경쟁할 경우 내년 선거에서 힘을 합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의원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자 “마이크의 성능을 얕잡아 보지 말아 달라”며 차분한 회의 진행을 요구했지만, 토론은 열기를 더해 갔다.

사무총장 출신인 김기배(金杞培) 의원은 146개 지구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현장여론을 중시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조사 결과 △40만명이 참여하는 우편투표보다는 선거인단이 한자리에 모여서 대표를 뽑고 △시도별 운영위원 경선 여부는 시도지부가 자체 결정하며 △전당대회는 4월 초보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는 쪽으로 견해가 모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장파인 정태근(鄭泰根) 위원장은 즉각 반기를 들었다. 개혁특위 위원에 젊은 의원을 절반 가까이 포함시킨 것은 ‘달라진 세상’을 반영하라는 뜻인 만큼 여론조사로 ‘옛것’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김정숙(金貞淑) 김영선(金映宣) 의원은 여성의원 지역구 30% 공천을 명문화하라고 요구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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