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후보 인사청문회]대학후배-親盧 이호웅 ‘매서운 추궁’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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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호웅(李浩雄·사진) 의원은 20일 고건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고 후보자의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이자 민주당 신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보다 더 날카롭게 추궁해 눈길을 끌었다.

재야 운동권 출신인 이 의원은 고 후보자의 5, 6공화국 참여 행적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그는 “1980년 5·17 때 계엄 확대 사실을 미리 알고 잠적했다는 의혹도 있다. 신군부에 협조 약속을 하고 내각에 들어가기로 약조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고 후보자가 “고명승(高明昇) 장군을 통해 국보위에 참여하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고사했다. 신군부에 협조할 것이면 왜 (대통령정무비서관) 사표를 냈겠느냐”고 반문하자 이 의원은 “5·16 직후 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는데 5·16은 군사정권이 아니라고 생각했느냐”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의원은 또 “87년 4·13 호헌 조치 직후인 5월18일 민정당 군산-옥구 지구당 전당대회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게 되는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자’고 말했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절한 것은 당선 여부가 불투명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고 후보자는 “정치색을 배제하는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 대표를 맡고 있어서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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