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核억제 새 협정 모색"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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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 개발 포기에 동의하더라도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정(arrangement)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이 14일 보도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일부 기자들에게 “1994년 제네바 합의는 핵물질 생산만 막았을 뿐 생산능력은 고스란히 남겨뒀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며 기존의 합의 틀(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이 무기 개발을 포기하더라도 제네바 합의 당시 약속한 경수로 2기 건설을 재개할지 결정하지 못했으며 북한에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자력 외에 다른 에너지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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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한국에서 대북 중유 제공 재개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기 전에 대북 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켈리 차관보의 발언이 진의가 모호하고 조건부이긴 하지만 미국이 양보를 거부해 왔던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핵 문제 타결을 위해 북한에 유인책을 제공할 수도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박의춘(朴義春)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는 13일 미국이 관계 개선에 동의한다면 미국과 공동으로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북한 내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이날 이타르타스,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통신 보도를 인용해 박 대사가 러시아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북한 정부는 유엔 산하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는 별도로 북한 핵 사찰을 위한 새로운 기구를 만들기 위해 미국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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