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李지지' 활동 채비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9시 05분


자민련이 12일 ‘당 차원에서는 중립’을 선언하면서도 의원들의 개별적인 특정 후보 지지를 막지 않기로 당론을 정한 것은 당이 쪼개질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날 자민련이 공식적인 문건을 통해 지지 후보의 성격을 ‘위험한 급진세력의 대두를 강력히 경계하며, 중도보수 노선과 안보 중시에 입각한 점진적 통일을 추구하는 후보’로 제한한 것은 사실상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중립’이란 애매한 태도를 취한 것은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의원들간의 의견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을 추스르기 위한 타협의 산물이었다.

이날 낮까지도 JP는 ‘중립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도움을 공개적으로 요청하지 않는 한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한나라당은 JP가 대선공조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의원 빼가기 등 과거사 사과 △JP 예우 △대선 후 자민련 위상 보장 등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을 비롯한 친(親) 한나라당 성향의 지역구 의원들이 이후보 지지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설득하고, 일부 의원이 ‘중립 선언’을 할 경우 탈당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치자 결국 JP가 중간 지점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JP는 이날 의원총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총재와 사전 상의를 마친 결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민련 의원들의 상당수는 당장 이번 주말부터 지역구에서 이 후보 지지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 대행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당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신껏 하면 된다”고 말해 조만간 이 후보 지지활동을 벌일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의총이 끝나자마자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JP가 빠진 상태에서 이 대행과 일부 지역구 의원들이 충청권에서 이 후보 지원에 나설 경우 충청권 및 전국적 차원에서 이 후보 득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충청권 득표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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