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개발계획 파문]럼즈펠드-바우처 인터뷰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8시 55분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이 17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두 사람은 북한의 핵개발 계획의 폐지를 요구하면서도 이라크와의 차이점을 들며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럼즈펠드 美국방장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북한이 미국의 선제공격 대상이 아니라면 미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 유럽연합(EU), 중국, 러시아와 협의를 통해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대량살상무기 포기를 위해 북한측에 사찰단 검증을 요구할 때가 아닌가.

“그들이 핵관련 협정 4개를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밝힌 시점에 사찰단 검증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뒤 주한미군의 전투태세에 어떤 변화는 없는가.

“우리는 현재 군사력 배치나 변화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있지 않다.”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을 호전적 징조로 보는가, 아니면 핵 타결을 위한 좋은 신호로 간주하는가.

“북한이 핵관련 협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나왔는데 어떻게 이를 좋은 신호로 얘기할 수 있겠는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추가 핵무기’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렇다. 추가 핵무기에 대해 분명히 얘기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북한의 야욕을 우려해왔다. 미국은 1990년대 초 이후 정보분석을 통해 북한이 1개 또는 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해 왔다. 그 같은 분석은 정보당국의 평가에 의한 것이다.”

-북한 핵개발 계획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닌 데도 이라크가 북한보다 더 위험하다고 믿는가.

“본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유엔과 미 국민에게 행한 연설기조와 의견을 같이 한다.

이라크는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독특한 점을 지니고 있다. 두 나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본인이 의회에서 증언한 내용을 참조하기 바란다.”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 ▼

-북한 경수로 건설 지원과 중유 공급은 어떻게 되나.

“중유공급과 경수로 건설 지원에 대한 정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문제를 동맹국들과 협의 중이다.”

-이번에 밝혀진 사실에 대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인했다는 사실은 기본합의서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한다. 우리는 우방과 의회와 협의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 북한이 우리가 요구한 조치를 취하는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 우리가 요구한 것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것이다.”

-기본합의서는 무효화된 것인가.

“북한은 우리에게 비난을 돌리고 합의서가 무효화됐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제임스 켈리 특사와 대표단은 북한이 이 프로그램을 한동안 진행해왔음을 지적했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고 어떻게 반응할 지를 협의 중이다.”

-켈리 특사는 핵개발의 증거를 들이대기 위해 평양에 간 것인가.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 관해 알고 있었다. 그의 임무는 북한과 진지한 논의를 하고 우리가 우려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 개발은 안 된다는 것도 얘기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은 논의하지 않고 있는가.

“우리는 이 상황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

-켈리 특사는 한국과 일본에 북한의 핵개발 계획시인을 통보했는가.

“우리는 의회의 의원들은 물론 우방들에도 즉시 이를 통보했다.”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에 입각한 식량지원은 계속하는가.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면에서 곤궁한 북한주민들을 도울 용의가 있고 그것은 우리가 계속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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