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핵개발 증거 4차례 포착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1시 01분


미국은 지난 94년 제네바 기본합의 체결 이후 지금까지 최소한 4차례에 걸쳐 북한의 핵무기 개발시도 계획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제네바 기본합의 다음해인 지난 95년 북한이 5000만달러를 들여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플루토늄 완제품 구입을 시도하는 계획을 포착한 뒤 북한이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신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농축우라늄을 활용한 북한의 핵개발 계획은 지난 98년 이후 미국 정보당국에 포착됐으며, 미 정보당국은 이외에도 이달 초 미 특사가 북측에 제시한 지난 7∼8월에 포착된 증거를 포함해 3차례나 결정적 증거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농축우라늄 개발은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등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노벨상을 수상한 파키스탄의 저명한 농축우라늄 핵개발 과학자가 북한에 입국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부시 행정부가 이같은 근거들을 토대로 북한의 비밀 핵무기 개발계획을 줄곧 우려해 왔다"면서 "파키스탄이 원심분리기 등 농축우라늄 기술을 갖고 있는데 북한이 파키스탄에 미사일을 주고 그 기술을 배우려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7∼8월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우라늄 원심분리기 등을 수입해 천마산 기지에서 우라늄 농축실험을 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 당국자는 "다분히 잘못된 정보"라고 부인했다.

북한의 95년 플루토늄 밀반입 계획은 당시 북한 대성은행이 유럽의 한 은행계좌를 통해 독일의 중개상에게 보내는 5000만달러의 송금내역이 미국 정보당국에 확인됨으로써 밝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98년 이후 계속된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북한의 핵기술 개발계획은 1차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99년 당시 미국 언론들은 미국 에너지부 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대송유신무역회사가 주파수 변환기로 불리는 2대의 원심분리기 관련 품목을 일본에 발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일간 USA 투데이는 이달 초 방북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가 북한에 제시한 증거는 북한이 천연우라늄을 무기급으로 농축할 수 있는 가스원심분리기의 핵심부품을 구입한 증거라고 16일자에서 보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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