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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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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노(非盧)-반노(反盧) 세력들로 구성된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이하 후단협)와 자민련이 통합신당 창당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다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도 통합신당 참여의사를 밝히고 나서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가세할 경우 정치권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수도 있다.
‘후단협’이 그런 다자 연합을 이뤄내기 위해 각 세력을 접촉 중이다. 후단협 회장인 민주당 김영배(金令培) 상임고문은 “7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골프회동에서 (신당창당에) 교감이 이뤄졌다. 몇 가지 협의한 뒤 최종적으로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한동 전 총리도 같이하게 될 것이다”고 밝힌 뒤 정몽준 의원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다들 잘 될 것이다. 조만간 후단협 대표자들이 정 의원을 만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후단협은 이날 김 회장과 최명헌(崔明憲) 김원길(金元吉) 강성구(姜成求)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8인 회동’을 갖고 정 의원과 이 전 총리, 자민련 등 각 세력에게 대표자 모임을 공식 제의키로 했다.
후단협 8인 회동은 또 8일 오전 회장단 회의를 열고 교섭 대표자 2명을 선임키로 했으며, 총무 기획 조직 홍보 등 실무 집행기구를 구성해 신당창당 작업도 병행키로 했다.
하지만 후단협의 구상이 실현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각 세력이 아직은 ‘10인10색’의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교섭 대표자를 파견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내부사정이 복잡한 데다 ‘몸값 올리기’를 위해서도 최종 결정을 미루는 듯한 분위기다.
정몽준 의원의 참여 가능성도 속단하기 어렵다. 정 의원측은 16일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자신당 창당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후단협’ 내에서는 먼저 자민련 및 이 전 총리 등과 함께 신당창당에 나선 뒤 정몽준 신당과 통합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정 의원 신당 창당 프로그램에 후단협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후단협측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 “아직 연락받은 것이 없고 어떤 취지인지 모른다”면서 “(연락이 오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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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