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기자 신의주 입국 무산

  • 입력 2002년 9월 30일 18시 15분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에 들어가려던 한국과 일본 기자들의 취재가 무산됐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30일 “한국인은 외국인이 아니다”며 북한 입국비자를 신청한 40여명의 한국 기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북한측은 일본 기자들에게도 “외국 기자들이 마음대로 북한 영내를 돌아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빈(楊斌)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은 “중국과 북한간 국경을 통과하는 사안에 대해 협의가 끝나지 않아 한국 기자들의 신의주 입경을 허용할 수 없다고 북한 총영사관측이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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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0일 북한 외무성측과 협의한 결과 한국인에게는 대만식의 회향증(回鄕證)을 발급하는 방안을 북측이 제의해 왔다”면서 “이를 포함해 국경을 통과하는 문제를 협의하는 데도 앞으로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측의 이 같은 제의는 외국인에게는 신의주 특구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되 한국인에게는 일종의 출입국 허가증과 같은 회향증 제도를 적용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양 장관은 “신의주에는 현재 많은 군대가 주둔하고 있고 당정 기관이 아직 이전하지 않은 데다 참관 노선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월 말까지 신의주에서 특구 장관 취임식을 갖고 그때까지 행정원의 조각도 끝낼 것”이라면서 “6개월 내에 신의주 특구의 기본 골격을 갖춰 본격적으로 기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이 제안한 ‘회향증’은 대만인들이 친지 상봉, 여행, 투자 등을 위해 중국 대륙을 방문할 때 중국측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일종의 여행증명서다. 중국측이 대만인들에게 회향증을 발급하는 것은 대만인을 자국민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자국민에게 여권과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북한 외무성도 같은 이유로 회향증 제도를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

선양〓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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