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수 총리서리 누구인가]40여년간 법조인 외길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40분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서리는 40여년간 판사로서 법조인의 길을 걸어왔다. 깔끔한 외모에 재치 있는 화술을 구사, ‘영국 신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김 총리서리는 1991년 국회에서 대법관 임명동의를 받을 때 역대 최고의 지지를 얻었으며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청렴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재판에선 대체로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성향이나 노동과 인권 분야에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복수노조가 허용되지 않던 1993년 노동부가 노총 산하 연합노련과 조직이 중복된다며 전국병원노동조합이 제출한 노조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자 “현행 노동조합법은 취지가 기존 노조의 단결력이 약화될 것을 막기 위해서인 만큼 조직대상이 중복된다고 볼 수 없다”며 노조 설립을 받아주라고 판시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시절에는 선거법 등 정치개혁 입법에 노력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선거실장을 지낸 임좌순(任左淳) 선관위 사무총장은 “선거비용 실사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통합선거법 제정의 기초작업을 한 일이 그분의 최대 업적”이라며 “1996년 총선 때는 법정 선거비용 등을 위반한 의원 22명을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한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총리서리는 10일 오전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적 상황에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엄정한 대선 관리를 다짐했다.

-총리서리제는 위헌 아닌가.

“견해가 너무 팽팽히 대립되고 있다. 지금 내 의견을 내놓기 어렵다. 서리로 임명된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임명된 경위는….

“1998년에 사외이사를 요청받을 당시 그렇게 중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승낙했다. (기업체 사외이사가) 공직자 윤리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격사유가 없다고 생각하나.

“나도 흠이 많은 사람이다. 재산관리에 대해서는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퇴직금을 한푼도 안 쓰고 저축해 그 돈이 상당히 늘어난 것 같고 변호사를 하면 돈을 좀 만지게 된다. 장남이 군대를 안 갔다. 그 부분이 상당히 마음이 걸린다.”

-삼성전자 실권주로 얻은 차익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은….

“시가에 따라 돈을 지불하고 실권주를 샀다. 사외이사의 실권주가 문제가 된 뒤 이사회에서 처분하자고 해서 결국 팔았다. 차익을 약간 남겼지만 사회환원은 좀 생각해보겠다.”

김 총리서리는 이날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11일에는 강릉 수해현장을 찾아간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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