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총리후보 많다"…염두에 둔 후임자 있는듯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45분


장대환 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에 부결된 다음날인 29일 총리집무실이 텅 비어 있다.- 원대연기자
장대환 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에 부결된 다음날인 29일 총리집무실이 텅 비어 있다.- 원대연기자
28일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지명자의 국회 인준이 부결된 직후 “후임자 인선에는 한달 정도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하던 청와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29일 청와대 내에선 “이르면 내주 초, 늦어도 내주 말까지는 후임자를 지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사전검증의 어려움과 당사자의 고사 가능성 때문에 상당히 늦어질 것이라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일부 관계자는 “찾기로 하면 인물은 많다. 설령 고사해도 삼고초려(三顧草廬)하면 된다”며 조기 인선에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미 특정인물을 후임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장상(張裳) 전 총리지명자의 경우 전혀 낙마를 예상하지 못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며 “이미 두 차례 인선과정에서 20여명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였던 만큼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세 번째 총리 인선의 기준과 하마평도 흘러나온다. 인선 기준으론 대체로 “여성 총리와 젊은 총리라는 두 차례 ‘실험’이 좌절된 만큼 이번엔 임기 말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해 차기 정부에 넘겨 줄 수 있는 흠 없는 관리형 인사여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런 측면에서 이미 검증받은 전직 총리나 고위관료 출신이 주로 거론된다. 호남 출신 인사도 굳이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로 중에선 고건(高建) 전 총리, 김용준(金容俊) 전 헌법재판소장, 김석수(金碩洙) 전 대법관,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 등이, 관료 출신에선 이헌재(李憲宰) 전 재정경제부 장관, 전윤철(田允喆) 경제부총리 등이 거명된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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