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법무 해임안' 폭풍전야…31일 처리시한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45분


박관용 국회의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한나라당 이규택,민주당 정균환, 자민련 김학원 원내총무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서영수기자
박관용 국회의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한나라당 이규택,민주당 정균환, 자민련 김학원 원내총무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서영수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29일 김정길(金正吉)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장대환(張大煥) 총리지명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만큼 한나라당이 제출한 김 장관 해임건의안은 온몸을 던져서라도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며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원내 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만약에 대비해 의원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국회 본회의장과 제2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 순시조 편성 등 행동 지침을 논의한 의총은 철저한 보안 속에 열렸으며 지도부는 밤샘 농성도 불사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긴급 의총에서 “한나라당이 자기들 말을 안 듣는다고 이번에는 법무부장관 목을 자르겠다고 하는데 ‘법대로’ 선생인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자기 아들 병역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를 불리하다고 해서 바꿔 달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도 “이번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에 앞서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박상천(朴相千), 김옥두(金玉斗) 의원 등 3선 이상 의원 10여명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중진들의 결속을 다졌다.

한나라당은 “언제 연락해도 30분 안에 국회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의사당 주변에 머물라”며 의원들에게 ‘대기령’만 내려놓고 민주당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방문해 ‘법대로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이 총무와 정 총무는 협상을 위해 마주앉았지만 “병풍수사 검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않느냐”(이 총무) “고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사검사 교체를 요구하는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당”(정 총무)이라고 맞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총무는 총무회담 결렬 후 “30일 오후 1시반 의총을 갖고 오후 2시에 본회의장에 들어가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본회의 사회를 볼지는 미지수지만, 사회를 볼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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