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때 표결거부 강경론…한나라 반대당론에 전원퇴장

  • 입력 2002년 8월 28일 18시 51분


28일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는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표결을 선포한 직후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바람에 한때 긴장감이 돌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찬성’ 당론을 정한 뒤 본회의장에 먼저 입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본회의 개회 직전 끝난 의총에서 ‘반대’ 당론을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며 표결을 거부하자는 강경론이 제기됐다. 임명동의안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 등 지도부는 곧바로 의원들에게 퇴장을 지시했고, 본회의장은 일순 술렁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맞은편의 예결위 회의장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한나라당은 오직 집권욕에만 눈이 먼 정당이다”고 성토했고, 정 총무는 “오늘 오전에 한나라당 대표실측에서 우리 당 총무실 실무자에게 ‘어느 정도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해 ‘50명은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한나라당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막상 의총에서는 “당당하게 표결에 응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결국 표결 참여로 결론이 났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오후 2시46분부터 오후 3시27분까지 민주당의 ‘짧은 방황’은 끝났다.

민주당이 의총을 하는 동안 본회의장에서 기다리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상 밖의 상황에 당황하며 민주당의 표결 실력저지 가능성에 대비하는 등 긴박한 모습이었다. 이재오(李在五)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박 의장에게 “민주당 의원들이 표결을 방해할지도 모른다. 경위권을 발동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오후 4시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의원들의 입장으로 정상적인 표결이 이뤄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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