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총리지명자 청문회]둘째날 한나라의원-張지명자 설전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38분


한나라당 의원들은 장대환(張大煥)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7일 “첫날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장 지명자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장 지명자도 전날 “죄송하다”는 말을 20여 차례나 하며 몸낮추기로 일관했던 것과는 달리 목소리를 높여가며 반박하거나 자신있는 대목에선 “이 점만큼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맞받았다.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은 “장 지명자가 매일경제 사장 시절 ‘우먼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매일경제에는 여자 간부 및 여기자 비율이 매우 낮다”며 포문을 열었다. 장 지명자가 “여성을 위해 할 만큼 한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강변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장 지명자는 “나도 자료가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은 그러나 질문 도중 “장 지명자는 소문난 ‘카사노바’로 어떻게 총리가 될 수 있느냐는 제보전화가 있었다”며 사생활에 대한 미확인 제보를 거론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 때 추징세액 규모를 놓고 장 지명자와 3분 이상 소리를 높여가며 설전을 벌였다. 안 의원은 “다른 언론사는 ‘세금을 추징 당했지만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민 앞에 사과했는데 매경 사장 출신인 지명자는 왜 그렇게 못하느냐. 그렇게 해서 총리가 되면 어떻게 일하겠느냐”며 몰아붙였다.

장 지명자는 “안 의원이 어제부터 학력과 관련해 잘못된 숫자를 제시하더니 오늘도 증권가 정보지를 들먹이면서 틀린 숫자를 내놓고 있다”며 반격했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매경측이 이사회 의사록을 뒤늦게 제출했지만 장 지명자의 개인 인감과 일부 이사의 1000원짜리 막도장이 찍혀 있다. 나중에 급조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장 지명자는 홍 의원의 질문이 계속되는 동안 “개인 대출이니까 개인 도장을 찍은 것이다. 서류는 나중에 만든 것이 아니며 이사회 승인도 받았다”며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도 ‘솜방망이 질문’과 장 지명자에게 발언 기회를 많이 줬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